글
게으름을 떳떳하게 즐기는 법
narre
2006. 6. 28. 00:32
게으름을 떳떳하게 즐기는 법 (How to be idle, Tom Hodgkinson) 제목부터가 내 맘에 든다. 영국의 'Idler'라는 게으름장이들의 잡지 편집인이 저자다. 전혀 어려운 책도 아니기에 틈틈이 보아도 좋다. 특별히 새로운 생각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근대적 삶의 형성 과정도 나와있어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을 수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내가 늘 말하지 않던가.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고. ^^ 이런 책은 무언가를 위해 지금 이자리를 희생하며 오직 훗날에 대한 희망속에 스스로를 속이며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는 멍청한 소리로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이들을 보며 '매미'에게 교훈을 얻기를 권한다. 매미가 지상에서 시원한 여름 소리를 내며 지내는 매미의 성충기간은 보통 10∼20일간이지만, 매미가 땅속에서 애벌레로 지내는 기간은 매우 길어 종류에 따라 수년에서 17년 동안을 어두운 땅속에서 보낸다. 그러한 매미를 보고 인간들은 불쌍히 여긴다. 매미의 삶이란 너무 덧없다고.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오만일지도 모른다. 매미가 인간처럼 단 몇일에 대한 희망으로 땅 속에 수년간 고통을 참고 지냈을 것이라는, 땅위가 좋을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어쩌면 매미란 땅 속의 생물체일지도 모른다. 단지 산란을 하여 후손을 위해 잠깐 땅위로 나와 곧 늦여름 길위에서 죽어가는 삶이라면, 그가 땅속의 삶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행복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이 소중하고 또 행복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아 좋을 것이다. 같은 주제의 이야기가 반복되어 조금 따분할지도 모르지만, 창조적이고 유명한 역사적 인물들의 게으른 생활을 엿보는 재미도 있다. 책은 마지막에 남긴 그의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나에게는 한가지 꿈이 있다. 그런데 그 꿈에는 몇가지 다른 이름들이 붙어 있다. 사랑, 무정부주의, 자유가 그것이다. 그것은 또한 '게으름'이라고도 불린다" (어쩜 내 맘과 이리 같은 지... ^^) *** 책소개에서. <그는 속도와 효율을 위해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근면과 부지런함의 미덕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새로운 삶의 자세로서 게으름을 제시한다. 저자의 '게으름'은 무기력이나 나태가 아니라 일상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즐기는 삶을 위한 방법인 것이다. 위대한 인물들이 늦잠을 종용하고 술과 담배를 찬미하고 여유로운 산택과 사색을 권장하는 내용들을 읽다 보면 정열적으로 사는 것과 쫓기며 바쁘게 사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임을 깨닫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