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냄새나는 영화
narre
2005. 1. 12. 15:28
지금에와서야 칼라음성 영화가 너무도 당연한, 그래서 '영화=칼라음성 영화'인 것처럼 되어버렸지만,
그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칼라음성 영화는 흑백무성-흑백음성-칼라음성 영화에 걸치는 과정 중 하나에 불과한 단계다.
이는 고정된 과정도 아니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충분히 발전해 갈 가능성이 있는 단계인데,
이 발전이란 것은 큰 축에서 이야기하면(혹은 내 관점대로 이야기하면) 인간의 감각 중 얼마나 많은 감각들을 수용할 수 있는 매체를 만들어 내는 것인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영화 기술의 역사는 시각과 청각을 얼마나 잘 수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역사에
다름아니며, DVD가 나오고 6,7 채널이 일반화 되어가는 현재의 단계는 두 감각에 관한 기술의 발전이
어느정도 안정화된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래, 그렇다면 이제 기술의 쟁점은 시각과 청각이 아닌 다른 감각을 영화라는 매체 속에 수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확실히 지금까지의 예술은 거칠게 말해 '시각'과 '청각'을 넘어선 것이 없었다.
미술,음악,문학,건축,무용 모두 두 감각에 국한되어있다. (현대미술의 경우 조금 애매하다.) 영화 역시 마찬가지였고...
이렇게 예술이 두 감각에 집중된 것은 인간의 감각 중 가장 발달한 감각이 시각, 청각 순이기 때문이리리라. 물론 이는 인간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인간이 말로써 의사전달을 시작한 때부터 청각은 질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을 것이고(물론 이전에도 사냥을 위한 청각의 발달은 있었겠지만), 근대화와 더불어 역동적이고 거대한 그래서 스펙터클한 인간의 조형물 및 창조물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서면서 시각은 정말 비약적으로 발달하게 되었을 것이다.
(어릴때 소나타와 엑셀을 구분하지 못했으나 커서는 앞모습만 멀리서 봐도 구별할 수 있는 것처럼)
그래서 어쩌면 예술이 두 감각에 집중되는 현상은 인간의 생활양식이 크게 바뀌지 않는 이상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에너지원이 소멸되고 빙하기가 닥쳐 땅밑의 암흑속에서 살아야 한다면 후각이 엄청나게 발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계속 새로운 것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 그리고 현실의 완벽한 재현을 원하는 작금의 가상현실에의 욕망은 굳이 발달하지 않은 감각이라도 기술적으로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지게한다다. 이러한 현상은 게임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영상과 음성만으로 이루어졌던 예전의 패밀리 세대와 달리 지금의 플스2니 x-box니 하는 게임기들은 모두 촉각을 활용한 진동패드로 게임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물론 이는 단지 강약의 조절만 되는 단순한 수준이지만 꾸준히 질적인 발전을 거듭할 것이라 본다. 가령 게임용 슈트를 입으면 주인공이 빙하로 쌓인 동굴로 잠입하는 장면에서 추위를 느끼고, 함정에 빠져 바닥에 떨어지는 장면에선 온몸에 충격을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 하지만 이러한 촉각적 자극은 주인공을 자기동일시하는 게임에는 필수적이지만 제 3자의 관객으로서 화면을 바라보는 영화에선 필수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영화는 어떤 감각을 수용할 수 있을까?
나는 후각에 한표를 던진다.
영화에서 바다장면이 나올때마다 나는 중얼거린다. 끝없이 펼쳐진 대양과 수평선, 그리고 뱃머리에 철썩이느 파도소리.... 다 좋다. 그래도 아쉽다. 그 짭쪼롬하면서 약간 시큼한 바다 냄새가 빠졌기 때문이다. 내가 바다에 가면서 설레는 건 그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극장의 모든 관객이 장면에 따라 적절한 냄새를 맡을 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쩝.
이는 아날로그 시대엔 불가능했다. 시각과 청각처럼 아날로그적으로 이를 기록할 수 있는 매체가 없었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는 불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바야흐로 지금은 디지털 시대가 아닌가. 이넘의 디지털 기술이 화학과 결합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얼핏 생각해본다. 가령 이런거지. 인간이 맡을 수 있는 향을 우선 디지털 식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모니터의 16색, 256색, 16bit 32bit 하는 것처럼 말이다. 냄새도 우선은 16가지 정도로 시작하겠지. 그리고 이것을 화학적으로 가장 유사한 색깔을 낼 수 있는 분자들의 조합으로 다시 치환하는거다. 여러가지 냄새를 가장 최소한의 분자만으로 재현해 낼 수 있느 기술을 개발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이 최소한의 분자들이 어느정도 집적되어있는 통을 마스크와 같은 형태로 제공하던지 , 혹은 의자 뒤(뒷사람의 앞)에 배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를 찍을 때 디지털로 기록된 신호는 상영시 이 통에 신호를 보내 장면마다 적절한 냄새를 내뿜는다. 물론 scene의 전환에 따라 뿌려진 냄새를 빠르게 빨아들일 수 있는 기계도 필수적이겠지. 분자들이 들어있는 통이야 주기적으로 갈아주면 될테고.
이것이 내가 화공과에 들어와 해보고 싶었던 연구다. 각각의 냄새를 최소한의 분자구성단위의 조합으로 분류하고 재현해 내는 것.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겠지만 일단 시작하고 나면 점점 발전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대학입학시의 내 꿈. 재능과 관심의 부족으로 서서히 사그러져버린 화학자,혹은 화공엔지니어로서의 내 꿈이다.
그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칼라음성 영화는 흑백무성-흑백음성-칼라음성 영화에 걸치는 과정 중 하나에 불과한 단계다.
이는 고정된 과정도 아니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충분히 발전해 갈 가능성이 있는 단계인데,
이 발전이란 것은 큰 축에서 이야기하면(혹은 내 관점대로 이야기하면) 인간의 감각 중 얼마나 많은 감각들을 수용할 수 있는 매체를 만들어 내는 것인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영화 기술의 역사는 시각과 청각을 얼마나 잘 수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역사에
다름아니며, DVD가 나오고 6,7 채널이 일반화 되어가는 현재의 단계는 두 감각에 관한 기술의 발전이
어느정도 안정화된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래, 그렇다면 이제 기술의 쟁점은 시각과 청각이 아닌 다른 감각을 영화라는 매체 속에 수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확실히 지금까지의 예술은 거칠게 말해 '시각'과 '청각'을 넘어선 것이 없었다.
미술,음악,문학,건축,무용 모두 두 감각에 국한되어있다. (현대미술의 경우 조금 애매하다.) 영화 역시 마찬가지였고...
이렇게 예술이 두 감각에 집중된 것은 인간의 감각 중 가장 발달한 감각이 시각, 청각 순이기 때문이리리라. 물론 이는 인간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인간이 말로써 의사전달을 시작한 때부터 청각은 질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을 것이고(물론 이전에도 사냥을 위한 청각의 발달은 있었겠지만), 근대화와 더불어 역동적이고 거대한 그래서 스펙터클한 인간의 조형물 및 창조물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서면서 시각은 정말 비약적으로 발달하게 되었을 것이다.
(어릴때 소나타와 엑셀을 구분하지 못했으나 커서는 앞모습만 멀리서 봐도 구별할 수 있는 것처럼)
그래서 어쩌면 예술이 두 감각에 집중되는 현상은 인간의 생활양식이 크게 바뀌지 않는 이상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에너지원이 소멸되고 빙하기가 닥쳐 땅밑의 암흑속에서 살아야 한다면 후각이 엄청나게 발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계속 새로운 것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 그리고 현실의 완벽한 재현을 원하는 작금의 가상현실에의 욕망은 굳이 발달하지 않은 감각이라도 기술적으로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지게한다다. 이러한 현상은 게임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영상과 음성만으로 이루어졌던 예전의 패밀리 세대와 달리 지금의 플스2니 x-box니 하는 게임기들은 모두 촉각을 활용한 진동패드로 게임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물론 이는 단지 강약의 조절만 되는 단순한 수준이지만 꾸준히 질적인 발전을 거듭할 것이라 본다. 가령 게임용 슈트를 입으면 주인공이 빙하로 쌓인 동굴로 잠입하는 장면에서 추위를 느끼고, 함정에 빠져 바닥에 떨어지는 장면에선 온몸에 충격을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 하지만 이러한 촉각적 자극은 주인공을 자기동일시하는 게임에는 필수적이지만 제 3자의 관객으로서 화면을 바라보는 영화에선 필수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영화는 어떤 감각을 수용할 수 있을까?
나는 후각에 한표를 던진다.
영화에서 바다장면이 나올때마다 나는 중얼거린다. 끝없이 펼쳐진 대양과 수평선, 그리고 뱃머리에 철썩이느 파도소리.... 다 좋다. 그래도 아쉽다. 그 짭쪼롬하면서 약간 시큼한 바다 냄새가 빠졌기 때문이다. 내가 바다에 가면서 설레는 건 그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극장의 모든 관객이 장면에 따라 적절한 냄새를 맡을 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쩝.
이는 아날로그 시대엔 불가능했다. 시각과 청각처럼 아날로그적으로 이를 기록할 수 있는 매체가 없었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는 불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바야흐로 지금은 디지털 시대가 아닌가. 이넘의 디지털 기술이 화학과 결합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얼핏 생각해본다. 가령 이런거지. 인간이 맡을 수 있는 향을 우선 디지털 식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모니터의 16색, 256색, 16bit 32bit 하는 것처럼 말이다. 냄새도 우선은 16가지 정도로 시작하겠지. 그리고 이것을 화학적으로 가장 유사한 색깔을 낼 수 있는 분자들의 조합으로 다시 치환하는거다. 여러가지 냄새를 가장 최소한의 분자만으로 재현해 낼 수 있느 기술을 개발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이 최소한의 분자들이 어느정도 집적되어있는 통을 마스크와 같은 형태로 제공하던지 , 혹은 의자 뒤(뒷사람의 앞)에 배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를 찍을 때 디지털로 기록된 신호는 상영시 이 통에 신호를 보내 장면마다 적절한 냄새를 내뿜는다. 물론 scene의 전환에 따라 뿌려진 냄새를 빠르게 빨아들일 수 있는 기계도 필수적이겠지. 분자들이 들어있는 통이야 주기적으로 갈아주면 될테고.
이것이 내가 화공과에 들어와 해보고 싶었던 연구다. 각각의 냄새를 최소한의 분자구성단위의 조합으로 분류하고 재현해 내는 것.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겠지만 일단 시작하고 나면 점점 발전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대학입학시의 내 꿈. 재능과 관심의 부족으로 서서히 사그러져버린 화학자,혹은 화공엔지니어로서의 내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