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다다이마~

narre 2006. 7. 9. 09:24


그간 애니로 갈고 닦은 한 단어 일어실력으로 열심히 돌아댕기다 왔다.
쓰미마셍, XX와 도꾸데쇼, 아리가또 고자이마쓰, 를 거의 입에 달고 다녔던 듯하다.
일어로 말하는게 꽤 재밌고, 영어로 물어봤자 일어로 대답해주는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그냥 일어를 주로 사용했다. 한 일년 머물면 일어는 금방 늘 것 같다.

생각했던 것만큼 관광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여행이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지만, 아, 그래, 뭐랄까, 탐험에 가까운 그런 일정들을 보냈다.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느끼는 내 존재의 가벼움, 내가 없어도 월드컵은 진행되고, 북한도 미사일을 쏘아올리고, 사람들은 출퇴근을 반복하고, 뭐 그렇게 각자의 삶은 흘러가고, 지구는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붉은 플랑크톤과 푸른 우뭇가사리의 바다에 살던 물고기가, 하얀 플랑크톤과 노란 산호초의 바다를 헤엄치며, 붉은 플랑크톤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식습관과 푸른 우뭇가사리 숲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자신의 수영법을 돌아보며, 뻐끔뻐끔 거품을 뿜어내는 그런게 여행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