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라디오

narre 2005. 4. 20. 03:38
처음으로 흑백 자가현상을 시도한 역사적인 날이다.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와 현상 데이터를 모두 수집해놓고 시작했건만, 암백에서 필름을 감을때부터 좌충우돌하더니(중형 필름이 감기엔 좀 더 어려운 듯) 결국 약품을 착각하는 어이없는 실수로(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진행했지만) 말끔한(상이 안 맺힌) 필름이 튀어나왔다. 어찌나 허탈하던지.

그래도 무척 재밌는 경험. ^^
시간도 생각보다 별로 안 걸리고(1-1.5시간) 뭔가 사진을 완성한다는 착각이 들어서 기분 좋다.(인화까지하면 학교 안 갈 정도로 빠지지 않을까)

암튼 오늘 대충 감을 잡았으니 내일쯤 다시 시도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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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집단 코끼리 탈주극'
오랜만에 재미난 소식을 들었다..(피해자에겐 정말 죄송하지만)
꽉 짜여진 사회적 배치(코끼리-동물원)가 비틀어지는, 초현실적인 작은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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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면서 들을 음악도 모아둘 겸 해서
홈페이지에 라디오를 하나 장만했다.

봄비기념으로 빗소리도 올리고... 어라, 근데 소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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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탄생 앞에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박형진  - 다시 들판에 서서 -


눈물 뿌린 후 새봄에 돋는 새싹처럼

걷이 끝난 들판에 누군가 서서
눈물 뿌리지 않는다면
새 봄에 돋는 싹이 어찌
사랑일 수 있으랴

수수깡 빈 대궁인 채 바람에 날리며
잿빛 산등성이 등지고 기인 그림자 끄는
네 몸뚱이, 죽어
또 죽어 땅에 몸 눕히면
구름만 덮일 뿐 모두 다 떠나가는데

계절의 끄트머리에 누군가 서서
함께 비 젖지 않는다면
어찌
썩어 다시 생명일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