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메종 드 히미코

narre 2006. 2. 5. 00:07


환승역 바닥엔 실연을 당한 여자아이가 뱉은 침이 갓 떨어진 껌처럼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그러고보니 어딘가에서 풍선껌 냄새가 나는 듯도 했다.
막차였다. 술로 채우지 못한 외로움이 손잡이마다 매달려있는 주말의 막차.

메종 드 히미코를 봤다. 게이들을 위한 노인정. 메종 드 히미코.
클럽의 춤씬은 진부했지만, 나머진 다 좋았다.
마담의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끝끝내 외롭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뭐 그런.

외로움은 고립에서 오는게 아니라, 실은 자신이 되지 못함에서 오는 것 아닐까.
음, 같은 말일지도.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는 일상의 연속이다.
감사하는 마음은 삶에서 반발짝 떨어질 수 있을 때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이라는 단일한 감정이기 보단 슬픔과 기쁨과 외로움과 기타 등등이 적절히 헝클어진 동적인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득.

오직 한 번 뿐인 바로. 지금. 여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