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보글보글

narre 2005. 12. 9. 11:39
어제는 과외집 어머니가 아침에 먹으라고 소고기미역국을 챙겨 주셨다.
잠들기 전부터 미역국이 먹고파 침을 질질 흘리던 나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눈꼽도 떼지 않고 밥부터 앉혔고, 밥이 채 되기도 전에 국을 데우기 시작했다.

아직 잠에서 채 깨지 못해 고요하기만한 방.

보글보글, 하는 국 끓는 소리만 들린다.

지속적이고 존재감 있는 소리.
하루하루의 살아감이 느껴지는 소리.
고독함을 절절히 느끼게 하는 소리.


순수하기.
슬플때 그저 슬프고 기쁠때 그저 기쁘기.
집중하고 몰입하기.  
경험을 통해 그럴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걸 알지만,
기억이 쌓일수록 그러기 쉽지 않다는 것도 안다.

모두다 껴안고 아이처럼 웃고 아이처럼 울지니...
그것이 환희, 나의 춤이 되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