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사람 살암 사랑
narre
2007. 6. 11. 23:47
최근 1년간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 주말.
금요일엔 회사 체육대회 비스무리한 행사에, 마치고 끼리끼리 술한잔.
토요일엔 대학원 사람들과 또 한 잔, 그리고 1년만의 금요모임 참가.
덕분에 일요일은 거의 종일 뻗어 있었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엔 명실이도 만났고,
이래저래 한 번에 몰아서 사람들을 만났구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만남들은, 지금의 나를 다른 시각에서 보는 좋은 계기가 된다. 다른 환경의,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내 환경과 내 생각과 내 길은 그들의 거울에 비추면 어떠한지.
여전히 변함없는 그들의 모습에 반갑고, 조금씩 변해가는 그들의 모습에 새롭고.
그리곤 마지막엔 '아, 역시 나는 그냥 나구나.' 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관계, 그만큼의 만남과 헤어짐, 추억과 새로움 속에 언제나 이를 가로지르는 '나'라는 흐름. 관계 속에 있기에 오히려 고독한 개체. 연속적인 존재와 단절적인 인식 속에 만들어진 '자아'라는 슬픈 짐승. 태초에 무엇이 있었둥간에, 지금은 그저 흐름만 있구나.
무덤덤에서 덤 하나 빠지면 무덤이 된다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