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셀프
narre
2005. 4. 26. 12:28
논문 주제 때문에 머리 쥐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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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짐 속에서 새롭게 만난 것은 1986년 3월 대학원 첫 학기에 찍은 셀프 포트레이트이다. 프로의 길에 처음으로 나를 바라보았던 사진. 그때 나는 아마추어 사진과 프로사진의 차이를 나를 볼 수 있는 사진과 나를 볼 수 없는 사진으로 구분했던 것 같다. 그래서 한동안 발악을 하듯, 아니 좀 실성한듯 셀프에 미쳤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객기에 불과했다. 카메라와 단둘이 만나면서도 카메라를 의식하고 폼을 생각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의 생각, 즉 진정한 셀프포트레이트란 진정한 자기와 만나는 것이라고,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을 때 타인을 보고, 타인의 찍을 수 있는 정당성이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자기를 찍지 못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 자가 타인을 찍는 것 만큼 비열하고, 사기이고, 기만적인 것이 없다고. 그런 생각들은 여전히 유효한 측면이 있다.
- 사진 평론가 진동선. http://howphoto.net
(막 퍼오면 안될 것 같은데 여러모로 지금 셀프에 대한 내 생각과 비슷해서 실례를 무릅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