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리

말레이시아: 아열대지방의 크리스마스

narre 2006. 12. 24. 19:57


말레이에서 머문 곳은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코타키나발루의 수에트라 호텔이었다.
급한 일정에 표를 구하지 못해, 자유여행 패키지로 간 건데, 비행기서부터 우릴 제외하고는 모두 갓 결혼한 커플들이라, 분위기가 요상했다.

숙소 역시 비지니스와는 거리가 먼 신혼여행 맞춤 호텔.
다행히 사장이 맞은 편의 비지니스용 호텔에 방을 잡으셔서, 혼자서 트윈룸을 쓰는 호강을 했다. 발코니에 나가면 꽤 멋드러진 석양이 보이는 맘에 드는 곳이었다. 곳곳의 도마뱀도 귀여웠고.

낮에는 이십도 중후반까지 올라가는 뜨거운 날씨가 이어졌는데,
곳곳엔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 캐롤들로 넘쳐났다.
산타는 하와이완티셔츠를 입고, 수평선 저 멀리서 루돌프가 끄는 수상스키를 타고 나타날 것만 같은 크리스마스.

XX는 XX라고 당연스레 생각하던 것들이 여지없이 깨어질 때,
호, 세상은 꽤 넓군.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말레이의 크리스마스도 내겐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