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이사
narre
2006. 10. 16. 21:58
이사를 했다.
채 풀지 못한 짐을 다시 꽁꽁 묶고, 끝없이 펼쳐진 도시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옥탑으로 적을 옮겼다.
사택에서 풀지 못했던 건 이삿짐만은 아니었는지, 새 집에 짐을 풀고나니 마음까지 풀리는 듯하다. 주인이 올라오지 않는 옥상, 탁트인 전경, 해질녁 낮게 깔린 햇살이 들어오는 넓은 창문. 허름한 실내까지도 왠지 낭만적으로 느껴질만큼 마음에 드는 집이다. 이제 퇴근하면, 집으로 간다, 회사집이 아니라, 라는 안도감도 크고. 이래저래 흡족.
아무래도 '결혼은 미친짓이다'를 너무 많이 본 탓이다. 이 옥탑찬가는.
병특도 적당히 잘 풀려서, 회사가 올해 추가 특례자리를 받았고, 어쩌고 저쩌고 회사내 2,3차 인터뷰를 통과하면 다음 달엔 특례를 받을 것 같다. 그리고 어떻게든 3년이 흐르겠지. 약간의 적금을 붓고, 더 약간의 공부를 하고, 대부분은 일에 치이면서. 그리곤 무얼 하게 될까.
일하는 법을 배워가고, 병나지 않을 만큼 쉬는 법도 적당히 익혀가는데,
노는 법과 공부하는 법을 점점 잊어간다.
주중엔 '주말엔 종일 방에서 딩굴딩굴 놀아야지' 하면서도 막상 주말이 되어 집에 있으면 왠지 몸이 안절부절을 못한다. 결국 어떻게든 밖에 나와서야 비로소 안심이 된다. 그렇다고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다니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빡세게 여행이라도 열심히 다니면 좋으련만, 그건 또 마음이 부담스럽게 여긴다. 전시회를 가거나, 영화를 보면서 무언가 '놀았다'는 안도감을 느끼는건, 반복되면 조금 서글퍼진다.
밤에 불을 끄고 누우면, 창밖이 불그스레하게 밝다.
왠지 옥상에서 담배 한 개비 피우며, 맥주 한 캔 따고 싶어지는 그런 빛감으로 밝다.
채 풀지 못한 짐을 다시 꽁꽁 묶고, 끝없이 펼쳐진 도시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옥탑으로 적을 옮겼다.
사택에서 풀지 못했던 건 이삿짐만은 아니었는지, 새 집에 짐을 풀고나니 마음까지 풀리는 듯하다. 주인이 올라오지 않는 옥상, 탁트인 전경, 해질녁 낮게 깔린 햇살이 들어오는 넓은 창문. 허름한 실내까지도 왠지 낭만적으로 느껴질만큼 마음에 드는 집이다. 이제 퇴근하면, 집으로 간다, 회사집이 아니라, 라는 안도감도 크고. 이래저래 흡족.
아무래도 '결혼은 미친짓이다'를 너무 많이 본 탓이다. 이 옥탑찬가는.
병특도 적당히 잘 풀려서, 회사가 올해 추가 특례자리를 받았고, 어쩌고 저쩌고 회사내 2,3차 인터뷰를 통과하면 다음 달엔 특례를 받을 것 같다. 그리고 어떻게든 3년이 흐르겠지. 약간의 적금을 붓고, 더 약간의 공부를 하고, 대부분은 일에 치이면서. 그리곤 무얼 하게 될까.
일하는 법을 배워가고, 병나지 않을 만큼 쉬는 법도 적당히 익혀가는데,
노는 법과 공부하는 법을 점점 잊어간다.
주중엔 '주말엔 종일 방에서 딩굴딩굴 놀아야지' 하면서도 막상 주말이 되어 집에 있으면 왠지 몸이 안절부절을 못한다. 결국 어떻게든 밖에 나와서야 비로소 안심이 된다. 그렇다고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다니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빡세게 여행이라도 열심히 다니면 좋으련만, 그건 또 마음이 부담스럽게 여긴다. 전시회를 가거나, 영화를 보면서 무언가 '놀았다'는 안도감을 느끼는건, 반복되면 조금 서글퍼진다.
밤에 불을 끄고 누우면, 창밖이 불그스레하게 밝다.
왠지 옥상에서 담배 한 개비 피우며, 맥주 한 캔 따고 싶어지는 그런 빛감으로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