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피카소는
'예술이란 진실을 드러내는 거짓이다.'
라고 말했다.

어쩜 말도 이리 잘할꼬.
이보다 마음에 쏙 박히는 정의를 나는 들어본 기억이 없다.

한 장소에 사실과 거짓이 서 있다면, 아마도 거짓 근처에서 진실이 숨어있는 모습을 발견하기 쉬울거다.
사실은 권력(넓은 의미에서)을 등에 업고 있고, 거짓은 의도를 등에 업고 있는데
진실이란 녀석은 권력에서 나는 음습한 악취 보단, 의도에서 나는 꾸릿노릇한 냄새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진실이란 녀석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한 마리의 동물로, 그저 본능에 충실하여 제 좋아하는 것만 찾아 먹는다. 때문에 (드물긴하지만) 냉철하고 감각적인 거짓은 등에 맨 의도를 미끼로 녀석을 유혹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