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narre
2005. 12. 18. 21:53
문득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책을 꺼내들었다.
이번이 세 번째 읽는건데도 완전히 새롭다니 놀라울 따름. 나의 독해력과 기억력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될 정도다. 소설이 영화화된 '프라하의 봄'을 본게 영향이 큰 듯. 풍성한 언어들이 이미지와 서사로 덮어씌워져 버렸다.
재미있는 구절들.
..
그 당시까지만 해도 토마스에게는 메타포가 위험하다는 것이 분명하지 않았다. 은유의 놀이를 해서는 안된다. 사랑은 단 하나의 은유에서 탄생될 수 있다.
..
오직 우연만이 메시지로서 이해될 수 있다. 필연성에서 발생하는 것, 예측할 수 있는 것, 매일 반복하는 것에는 메시지가 없다. 오직 우연만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해 준다. 우리는 우연에서, 마치 집시여인들이 잔의 밑바닥에 그려진 커피세트의 무늬를 보고 점을 치듯 무언가를 읽으려 애쓴다.
..
언제나 '보다 높이' 올라가려는 사람은 언젠가 갑자기 현기증이 그를 찾아온다는 것을 계산하고 있어야 한다. 현기증이란 무엇인가? 추락공포증인가? 그렇다면 난간으로 안전장치를 해놓은 높은 전망대에서도 우리에게 현기증이 오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현기증은 추락공포증과는 다른 것이다.
현기증은 깊이가 우리를 유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깊이는 우리 마음 속에 추락에 대한 동경심을 불러일으킨다.
..
그녀에겐 되돌아갈 수 있는 모든 길을 차단하고픈 충동이 생겼다. 지난 칠 년간을 강제로 지워버리고 싶은 욕구가 일어났다. 그것은 현기증나는 감정이었다. 사람을 마취시키는, 자제할 수 없는 추락에 대한 동경이었다.
현기증이란 허약을 통한 도취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허약을 의식하고 허약을 막으려 하지 않고 그것에 복종하려는 것이다. 자신의 허악햠에 도취되어 더욱더 허약하게 되고자 한다. 어떤 장소의 가운데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쓰러지고자 한다. 밑에, 밑보다 더 깊은 곳에 있고자 한다.
이번이 세 번째 읽는건데도 완전히 새롭다니 놀라울 따름. 나의 독해력과 기억력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될 정도다. 소설이 영화화된 '프라하의 봄'을 본게 영향이 큰 듯. 풍성한 언어들이 이미지와 서사로 덮어씌워져 버렸다.
재미있는 구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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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까지만 해도 토마스에게는 메타포가 위험하다는 것이 분명하지 않았다. 은유의 놀이를 해서는 안된다. 사랑은 단 하나의 은유에서 탄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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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우연만이 메시지로서 이해될 수 있다. 필연성에서 발생하는 것, 예측할 수 있는 것, 매일 반복하는 것에는 메시지가 없다. 오직 우연만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해 준다. 우리는 우연에서, 마치 집시여인들이 잔의 밑바닥에 그려진 커피세트의 무늬를 보고 점을 치듯 무언가를 읽으려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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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보다 높이' 올라가려는 사람은 언젠가 갑자기 현기증이 그를 찾아온다는 것을 계산하고 있어야 한다. 현기증이란 무엇인가? 추락공포증인가? 그렇다면 난간으로 안전장치를 해놓은 높은 전망대에서도 우리에게 현기증이 오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현기증은 추락공포증과는 다른 것이다.
현기증은 깊이가 우리를 유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깊이는 우리 마음 속에 추락에 대한 동경심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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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겐 되돌아갈 수 있는 모든 길을 차단하고픈 충동이 생겼다. 지난 칠 년간을 강제로 지워버리고 싶은 욕구가 일어났다. 그것은 현기증나는 감정이었다. 사람을 마취시키는, 자제할 수 없는 추락에 대한 동경이었다.
현기증이란 허약을 통한 도취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허약을 의식하고 허약을 막으려 하지 않고 그것에 복종하려는 것이다. 자신의 허악햠에 도취되어 더욱더 허약하게 되고자 한다. 어떤 장소의 가운데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쓰러지고자 한다. 밑에, 밑보다 더 깊은 곳에 있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