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쿤데라,초콜릿 공장
narre
2005. 9. 25. 21:11
쿤데라의 책들을 다시 읽어보고 있다.
갈수록 책을 고르는 취향은 보수적으로 되어가는 듯.
읽었던 책 다시 보는게, 새 책 읽는 것보다 재밌으니.
쿤데라의 책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나 단편 <사랑> <농담> <웃음과 망각의 책>정도는 처음 읽었을 때도 쉬지 않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길 수 있을 정도로 재밌었는데, <느림>이나 <정체성> 같은 책은 처음엔 굉장히 지루해서 줄거리만 쓱쓱 읽어내려갔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이 책들이 어찌나 재미가 있던지. 삶의 희극성과 관계의 이면을 이렇게 치밀하면서도 품위있게 써내려갈 수 있는 작가는 내가 아는 범위(가 좁지만--;) 내에서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암튼 이번에 읽으면서 정말 감탄, 감탄.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조니뎁의 연기와 난쟁이족들의 귀여운 율동이 즐거웠지만 역시 책보단 재미가 없었다.
아... <초콜릿 공장의 비밀>이란 제목으로 출판되었던 그 책은, 내 어린 시절을 통틀어 '쵝오로!' 재밌었던 책이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세계명작전집의 <소공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동생과 나는 그 책을 너무도 사랑하여 열 번도 넘게 탐독하며 초콜릿 공장의 달콤한 판타지를 공유했었다. 커다란 천원짜리 가나,투유,허쉬 초콜릿을 보면 언제나 윙카가 보낸 황금빛 초대장을 상상하곤 했고, 얇은 콧수염에 늘씬한 키 하얀 중절모의 윙카 아저씨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던 나날들.
이번 추석에 마침 그 책이 생각나 동생에게 물어보았더니, 이사 할 때 동네꼬마에겐가 친척동생에겐가 줘버린 것 같다고 했다.
한 때 삶을 가득 채웠던 것들도 서서히 잊혀지고 때론 사라지니, 자연스러우면서도 조금은 씁쓸하다.
갈수록 책을 고르는 취향은 보수적으로 되어가는 듯.
읽었던 책 다시 보는게, 새 책 읽는 것보다 재밌으니.
쿤데라의 책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나 단편 <사랑> <농담> <웃음과 망각의 책>정도는 처음 읽었을 때도 쉬지 않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길 수 있을 정도로 재밌었는데, <느림>이나 <정체성> 같은 책은 처음엔 굉장히 지루해서 줄거리만 쓱쓱 읽어내려갔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이 책들이 어찌나 재미가 있던지. 삶의 희극성과 관계의 이면을 이렇게 치밀하면서도 품위있게 써내려갈 수 있는 작가는 내가 아는 범위(가 좁지만--;) 내에서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암튼 이번에 읽으면서 정말 감탄, 감탄.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조니뎁의 연기와 난쟁이족들의 귀여운 율동이 즐거웠지만 역시 책보단 재미가 없었다.
아... <초콜릿 공장의 비밀>이란 제목으로 출판되었던 그 책은, 내 어린 시절을 통틀어 '쵝오로!' 재밌었던 책이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세계명작전집의 <소공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동생과 나는 그 책을 너무도 사랑하여 열 번도 넘게 탐독하며 초콜릿 공장의 달콤한 판타지를 공유했었다. 커다란 천원짜리 가나,투유,허쉬 초콜릿을 보면 언제나 윙카가 보낸 황금빛 초대장을 상상하곤 했고, 얇은 콧수염에 늘씬한 키 하얀 중절모의 윙카 아저씨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던 나날들.
이번 추석에 마침 그 책이 생각나 동생에게 물어보았더니, 이사 할 때 동네꼬마에겐가 친척동생에겐가 줘버린 것 같다고 했다.
한 때 삶을 가득 채웠던 것들도 서서히 잊혀지고 때론 사라지니, 자연스러우면서도 조금은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