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핫초코와 흑백사진
narre
2005. 1. 28. 08:53
치형이에게 순도 99%의 독일산 블랙 초콜릿을 받아, 다시 한 번 핫초코에 도전.
쓴 맛과 단 맛을 반반씩 넣으라는 레시피에도 불구하고, 보약보다 쓴 블랙 초콜릿의 위력에 1:3의 비율로 넣었다.
허나 이 역시도 녀석을 너무 만만히 본 것. 끓인 후 바로 먹어본 핫초코는 분리된 쓴 맛이 너무 강했다.
일단 하루 묵혀야 제 맛이 나니 결과는 내일 저녁에야 나올 듯.
실패하면 치밀한 디스커션을 거쳐 다음엔 궁극의 핫초코를 완성하고 말리라.
사진, 갈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흑백만 꾸준히 보고, 듣고, 공부하다보니 슬슬 흑백에 관해서는 '사진계'에서 좋다고 평을 받는 사진이 왜 좋은지에 대한 감이 잡히는 것 같다. 미국은 아직도 흑백하는 취미 사진인들이 기술적인 면(톤,구도 등)에 너무 집착하는데 반해, 한국의 취미사진인들은 기본기를 너무 무시한다는 말도 맞는 것 같고, 스스로도 느껴진다.
지금까지의 내 사진 감상법은 바르트식으로 말하면 푼크툼에 기반한 감상, 자신의 내부를 찔러오는 무언가를 중시하는 감상이었다. 아직도 가장 중요한 것은 푼크툼이라 생각하지만, 평론가나 사진가들이 좋다고 하는 사진이 왜 좋은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스스로의 사진에 도움이 많이 된다.
왜 하필 흑백인가?
사진전을 가거나 작품집을 볼 때 '이 사진 좋아'라고 말할 사진은 컬러와 흑백을 불문하고 아주 많은데, 며칠이고 기억나는 사진은 대부분 흑백이다. 내 경우엔. 그만큼 아직은 흑백이 매력적이다. (보는 것과 찍는 것은 좀 다르긴 하다. 흑백만 보는 건 안 지겨운데, 흑백만 찍는 건 가끔 지겹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사진의 톤이 재미가 없거나 새로움이 없을 때 그렇다.) 왜 그런가? 현재까지 대가라고 할 만한 사진가들의 작품이 대부분 흑백이라는 대답도 있지만, 이는 최근의 컬러로 된 좋은 작품들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 혹자는 사진은 꿈과 비슷한데, 꿈이 흑백이기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한다. 물론 컬러 꿈을 꾸는 사람들은 이에 반박한다.
일단 나의 지금까지 답은 이런거다.(과외가야해서 서두르기 시작)
사진은 표피적 실재를 다루고 있지만, 어떤 사진가가 보는 것, 보고 싶은 것은 그 안의 본질적인 부분이다. 표피적 실재를 넘어 그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기 위해서는 대상이 가진 색은 도움이 되기 보단 방해가 될 때가 많다. 색을 지우는 것은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흑백의 흑과 백은, 컬러 사진의 검정색과 하얀색과는 다르다. 검정색과 하얀색은 수많은 색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흑과 백은 존재의 있음과 없음이라는 절대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흑백에선 백이 중요한데, 잘 표현된 백은 컬러의 하얀색이 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준다. 가령 흑백사진의 구불구불한 백색 길은 단지 길이 아니라 영혼을 인도하는 레떼의 강이 되기도 한다.
앗. 늦었다. 이만.
쓴 맛과 단 맛을 반반씩 넣으라는 레시피에도 불구하고, 보약보다 쓴 블랙 초콜릿의 위력에 1:3의 비율로 넣었다.
허나 이 역시도 녀석을 너무 만만히 본 것. 끓인 후 바로 먹어본 핫초코는 분리된 쓴 맛이 너무 강했다.
일단 하루 묵혀야 제 맛이 나니 결과는 내일 저녁에야 나올 듯.
실패하면 치밀한 디스커션을 거쳐 다음엔 궁극의 핫초코를 완성하고 말리라.
사진, 갈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흑백만 꾸준히 보고, 듣고, 공부하다보니 슬슬 흑백에 관해서는 '사진계'에서 좋다고 평을 받는 사진이 왜 좋은지에 대한 감이 잡히는 것 같다. 미국은 아직도 흑백하는 취미 사진인들이 기술적인 면(톤,구도 등)에 너무 집착하는데 반해, 한국의 취미사진인들은 기본기를 너무 무시한다는 말도 맞는 것 같고, 스스로도 느껴진다.
지금까지의 내 사진 감상법은 바르트식으로 말하면 푼크툼에 기반한 감상, 자신의 내부를 찔러오는 무언가를 중시하는 감상이었다. 아직도 가장 중요한 것은 푼크툼이라 생각하지만, 평론가나 사진가들이 좋다고 하는 사진이 왜 좋은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스스로의 사진에 도움이 많이 된다.
왜 하필 흑백인가?
사진전을 가거나 작품집을 볼 때 '이 사진 좋아'라고 말할 사진은 컬러와 흑백을 불문하고 아주 많은데, 며칠이고 기억나는 사진은 대부분 흑백이다. 내 경우엔. 그만큼 아직은 흑백이 매력적이다. (보는 것과 찍는 것은 좀 다르긴 하다. 흑백만 보는 건 안 지겨운데, 흑백만 찍는 건 가끔 지겹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사진의 톤이 재미가 없거나 새로움이 없을 때 그렇다.) 왜 그런가? 현재까지 대가라고 할 만한 사진가들의 작품이 대부분 흑백이라는 대답도 있지만, 이는 최근의 컬러로 된 좋은 작품들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 혹자는 사진은 꿈과 비슷한데, 꿈이 흑백이기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한다. 물론 컬러 꿈을 꾸는 사람들은 이에 반박한다.
일단 나의 지금까지 답은 이런거다.(과외가야해서 서두르기 시작)
사진은 표피적 실재를 다루고 있지만, 어떤 사진가가 보는 것, 보고 싶은 것은 그 안의 본질적인 부분이다. 표피적 실재를 넘어 그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기 위해서는 대상이 가진 색은 도움이 되기 보단 방해가 될 때가 많다. 색을 지우는 것은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흑백의 흑과 백은, 컬러 사진의 검정색과 하얀색과는 다르다. 검정색과 하얀색은 수많은 색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흑과 백은 존재의 있음과 없음이라는 절대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흑백에선 백이 중요한데, 잘 표현된 백은 컬러의 하얀색이 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준다. 가령 흑백사진의 구불구불한 백색 길은 단지 길이 아니라 영혼을 인도하는 레떼의 강이 되기도 한다.
앗. 늦었다.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