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년

narre 2005. 7. 5. 15:21
明의 기일. 2년.

이번엔 길을 헤메지 않았고, 소주가 아닌 맥주를 사갔고, 비가 오지 않았다.
예전보다 건물이 두어개 쯤 더 늘어난  절은 또다른 누군가의 사십구제가 한창이었다
예의 그 장소에 들러 술을 붓고, 몇 마디 중얼거린 뒤 터벅터벅 걸어나왔다.
담담하고 조금은 더운 날씨였다.


자기 안으로 너무 깊이 침잠해 버려서, 바깥과 이야기하기 위해 긴 시간과 안간힘이 필요한 날이 있다.
습기가 가득한 화장실에서, 왈칵 울음을 터트리곤 어찌할바 몰라 계속 울었다.
무엇때문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눈물이었다. 분명한건 明 때문은 아니란 사실 뿐.
때론 완성되지 않은 퍼즐에서도 눈물은 흐른다.

거울을 보니 온통 일그러진 근육들이 나와 마찬가지로 당황하고 있다.
통제 불가능한 낯선 배열의 요동.
그들이 나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