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5X2
narre
2006. 6. 28. 21:47
어쩐지 눈여겨보게 되는 오종감독.
영화는 두 사람이 이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결혼을 하고, 해변에서 처음 만나는 신으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간다.
줄거리나 대사보다는, 섹스와 눈빛에 주목하게 되는 영화다.
감독이 관계의 시작과 소멸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설레임,두려움,쓸쓸함 그리고 성욕에 관한 모든 표현은 섹스와 표정을 통해 드러난다. 이혼서류에 서명을 한 뒤에 모텔에서 이뤄지는, 약속되었지만 결국 강간이 되고만 섹스. 게이커플인 형과 연인 앞에서 난교파티에 대해 이야기 할 때의 마리옹의 흔들리는 눈빛. 출산 장면에서 질레스의 망설이는 눈빛. 첫 만남에서의 성적인 긴장이 깃든 둘의 눈빛교환 등등. 마리옹 역의 발레리아 브뤼니 테데쉬의 연기는 굉장했는데(2004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 연출에 있어서는 남자의 심리묘사에 좀 더 강하다는 느낌이었다. 아, 살짝은 키치적인 이태리 음악도 상당히 좋았다.
엔딩신은 오종의 전작인 타임투리브를 떠올리게 한다.
사랑의 끝과 시작에 관한 영화라고 하지만, 내 보기엔 사랑의 끝과 끝에 관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