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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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re
2005. 2. 11. 02:28
설엔 언제나 엄마와 할머니의 미묘한 긴장관계가 두드러진다.
이십여년간 이어져온 고부간의 치열한 갈등은 할머니의 노쇠함과 날이 갈수록 여유로워지시는 엄마의 마음으로 인해 애당초 승부가 났으나, 그 승리를 만끽하기엔 엄마도 어느새 많이 늙으셨다. 내가 어릴적만해도 곧잘 상을 엎으시며 추운 설날에 찬바람을 집안까지 들이시던 할머니. 그 할머니가 이젠 말로만 작게 투덜거리실 뿐이니 격세지감이란 이럴때 쓰는 말일게다. 이런 권력관계의 변화 덕분에 부엌엔 얼씬도 말아야했던 차씨집안 장손인 나도, 이제는 상 나르기, 설거지 등 무지막지한 설날 노동을 거들 수 있었다.
그리고 딱 그만큼 엄마의 몸이 좋지 않아졌다.
초등학교 오학년인 집안의 막둥이(사촌동생)를 데불고 놀며, 즐~ 의 진정한 느낌을 전수받음.
그간 초등학생들 사이엔 '즐~' 혹은 'KIN~(옆으로 읽으시라)'이란 말이 정말로 기분 상하는 욕이라는 소문을 듣고 반신반의 했었는데(우리들 사이에선 그저 유치해서 즐거운 장난이니), 생각만큼은 아니지만 실제로 어느정도 기분나쁜 말이라는 말을 듣고 재밌어함. 역시나 중요한건 타이밍이었다. 상대가 열심히 설명하는 도중에, 것도 최고의 피크에서 '즐~' 한 번이면 상황 종료인 것이다. '즐~'의 위력은 그 간결함에서 온다. 어떠한 대꾸도 1글자를 넘어서기 때문에 대꾸 자체가 억울하다고해야하나 그런 느낌을 들게 한다.
암튼 요즘 초등학생 무섭다는 말을 실감. 인터넷 서핑으로 무장한 이 녀석은 '오빠, 경제를 알어?'하며 내가 국민학교를 다닐 땐 용어조차 몰랐던 말들을 술술 뱉어낸다. 재밌는 경험.
이십여년간 이어져온 고부간의 치열한 갈등은 할머니의 노쇠함과 날이 갈수록 여유로워지시는 엄마의 마음으로 인해 애당초 승부가 났으나, 그 승리를 만끽하기엔 엄마도 어느새 많이 늙으셨다. 내가 어릴적만해도 곧잘 상을 엎으시며 추운 설날에 찬바람을 집안까지 들이시던 할머니. 그 할머니가 이젠 말로만 작게 투덜거리실 뿐이니 격세지감이란 이럴때 쓰는 말일게다. 이런 권력관계의 변화 덕분에 부엌엔 얼씬도 말아야했던 차씨집안 장손인 나도, 이제는 상 나르기, 설거지 등 무지막지한 설날 노동을 거들 수 있었다.
그리고 딱 그만큼 엄마의 몸이 좋지 않아졌다.
초등학교 오학년인 집안의 막둥이(사촌동생)를 데불고 놀며, 즐~ 의 진정한 느낌을 전수받음.
그간 초등학생들 사이엔 '즐~' 혹은 'KIN~(옆으로 읽으시라)'이란 말이 정말로 기분 상하는 욕이라는 소문을 듣고 반신반의 했었는데(우리들 사이에선 그저 유치해서 즐거운 장난이니), 생각만큼은 아니지만 실제로 어느정도 기분나쁜 말이라는 말을 듣고 재밌어함. 역시나 중요한건 타이밍이었다. 상대가 열심히 설명하는 도중에, 것도 최고의 피크에서 '즐~' 한 번이면 상황 종료인 것이다. '즐~'의 위력은 그 간결함에서 온다. 어떠한 대꾸도 1글자를 넘어서기 때문에 대꾸 자체가 억울하다고해야하나 그런 느낌을 들게 한다.
암튼 요즘 초등학생 무섭다는 말을 실감. 인터넷 서핑으로 무장한 이 녀석은 '오빠, 경제를 알어?'하며 내가 국민학교를 다닐 땐 용어조차 몰랐던 말들을 술술 뱉어낸다. 재밌는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