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narre
2006. 3. 6. 12:56
샘을 보필하여 청사나들이를 다녀옴.
드디어 최종보고가 끝이나고, 토론회만 남겨두고 있다.(일은 또 생겨버렸지만)
프로젝트 중간에 정부측 지속가능위원회의 인사이동이 있어서, 이미 논의된 개념들을 다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 교수님들도 지친 탓인지, 말투에 짜증이 살짝 배어나온다.
오랜만에 뒷풀이 자리. 영화 <왕의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다.
관객수 천만명이 넘어설 정도로 화제가 되면, 정치권의 비유나 풍자의 코드가 되기 때문에 고위직 공무원들사이에선 꼭 봐야하는 영화처럼 되어버리는 느낌. 영화를 즐긴다기보단, 코드를 따라잡기 위해 보는 인상이 강해서 별로 이야기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같은 테이블의 건국대 김재현 교수님이 아들을 대안학교에 보내며 자유롭게 키우는 이야기가 훨씬 흥미로왔다. 아이가 담배를 피웠다가 끊는 과정, 기타를 배우고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과정에서 또래 집단들끼리 토론하고 고민하는 내용과 그들 사이의 윤리에도 충분히 어른 못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말씀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자녀에 대한 핑크빛 꿈이 무럭무럭. -_-
2차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를 지도교수님과 함께 살짝 빠져나와, 낙성대서 폼을 만나 정기 카운셀링을 하고, 느즈막히 오렌지에서 운동 열심히하고, 과외 마치고 기숙사 들어가는 미나 만나 중요물품을 교환하고 마무리.
빡빡하고 보람차고 단순한 하루.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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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계란사러 나왔다가 봄내음에 흠뻑 취했다.
최고기온이 10도를 넘어서는 포근한 날씨.
얇은 가디건 하나 걸치고 라랄라 등교.
프로젝트 최종보고다.
중앙정부청사를 테러할 마지막 기회인데, 도시락 폭탄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
정의의 퀵서비스가 짜라란 등장하길 빈다.
예전에 한 번 읽고 던져두었던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읽었다.
그땐 주인공 옆집에 개츠비가 살았다는 사실 외엔 기억나는 내용이 없을만큼 대충 읽었었는데,
이번엔 문장이 쫀득쫀득하게 달라붙는것이 그러코롬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내가 일상을 단순하고, 정갈하게 유지하는 것을 좋아하는 딱 그만큼 소설을 좋아하는 것 아닐까 싶다.
소설이 주는 복잡다단하고 긴장감있는 사건의 전개만큼, 그 거리감이 편안한게지.
햇살 포근한 이른 오후에, 살랑바람 불어오는 벤치에 앉아 몇시간이고 소설에 푹 빠져있고픈 날이다.
드디어 최종보고가 끝이나고, 토론회만 남겨두고 있다.(일은 또 생겨버렸지만)
프로젝트 중간에 정부측 지속가능위원회의 인사이동이 있어서, 이미 논의된 개념들을 다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 교수님들도 지친 탓인지, 말투에 짜증이 살짝 배어나온다.
오랜만에 뒷풀이 자리. 영화 <왕의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다.
관객수 천만명이 넘어설 정도로 화제가 되면, 정치권의 비유나 풍자의 코드가 되기 때문에 고위직 공무원들사이에선 꼭 봐야하는 영화처럼 되어버리는 느낌. 영화를 즐긴다기보단, 코드를 따라잡기 위해 보는 인상이 강해서 별로 이야기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같은 테이블의 건국대 김재현 교수님이 아들을 대안학교에 보내며 자유롭게 키우는 이야기가 훨씬 흥미로왔다. 아이가 담배를 피웠다가 끊는 과정, 기타를 배우고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과정에서 또래 집단들끼리 토론하고 고민하는 내용과 그들 사이의 윤리에도 충분히 어른 못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말씀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자녀에 대한 핑크빛 꿈이 무럭무럭. -_-
2차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를 지도교수님과 함께 살짝 빠져나와, 낙성대서 폼을 만나 정기 카운셀링을 하고, 느즈막히 오렌지에서 운동 열심히하고, 과외 마치고 기숙사 들어가는 미나 만나 중요물품을 교환하고 마무리.
빡빡하고 보람차고 단순한 하루.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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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계란사러 나왔다가 봄내음에 흠뻑 취했다.
최고기온이 10도를 넘어서는 포근한 날씨.
얇은 가디건 하나 걸치고 라랄라 등교.
프로젝트 최종보고다.
중앙정부청사를 테러할 마지막 기회인데, 도시락 폭탄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
정의의 퀵서비스가 짜라란 등장하길 빈다.
예전에 한 번 읽고 던져두었던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읽었다.
그땐 주인공 옆집에 개츠비가 살았다는 사실 외엔 기억나는 내용이 없을만큼 대충 읽었었는데,
이번엔 문장이 쫀득쫀득하게 달라붙는것이 그러코롬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내가 일상을 단순하고, 정갈하게 유지하는 것을 좋아하는 딱 그만큼 소설을 좋아하는 것 아닐까 싶다.
소설이 주는 복잡다단하고 긴장감있는 사건의 전개만큼, 그 거리감이 편안한게지.
햇살 포근한 이른 오후에, 살랑바람 불어오는 벤치에 앉아 몇시간이고 소설에 푹 빠져있고픈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