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카메라 - 사창가에서 태어나
글 2006. 8. 13. 23:21 |작년 서울여성영화제 때부터 보고 싶었던 영환데, 여러번의 기회를 놓치고 결국 어렵사리 파일로 구해보게 되었다.
캘커타 홍등가 아이들이 사진을 배우고, 뷰파인더로 세상을 바라보고, 욕을 들어가며 거리의 사람들을 담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꼬맹이들이 어찌나 말을 잘하고 눈빛이 깊은지, 벌써부터 매력을 바지춤 사이로 막 흐르더라.
아이들의 시선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창조적이고 재미가 있었다.
종일 일에 시달리며 가족들의 뒤치닥거리에 바쁜 아이들에게, 한발짝 떨어져 세상을 볼 수 있는 관조적인 시선은 언제부터 있었던건지, 정신없이 장난을 치면서도 친구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어른스러운 마음은 어떻게 키워진건지,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했다.
잘 찍은 다큐 앞에선 언제나 가슴이 설레고 목이 매이고 마음이 찡하다.
수 년간의 다큐작업, 아이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매춘을 대물림하는 홍등가를 벗어날 유일한 수단인 기숙학교로 보내기 위한 노력. 좀 더 열심히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음이 부끄러움으로 다가온다. 명료하고 또한 순수한 열정. 그에 대한 동경.
흠흠.
내가 본 영화 중 선댄스영화제 수상작이라고 알고 있는 건 'Me and You and Everyone'과 '꿈꾸는 카메라' 밖에 없는데, 둘 다 인디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즐거움을 굉장히 잘 전해준다. 그래서 어쩐지 신뢰가 가버렸다. 선댄스영화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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