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

2006. 6. 28. 16:43 |


씨네코아에서 <망종> 관람.
1층 자바커피에서 영화티켓을 이용해 한 잔 가격에 두 잔을 마시고 노가리를 까고 있으려니, 며칠간의 긴장이 풀리면서 피로가 엄습해온다. 조용한 영화를 보면 잠들 것 같아, 표를 환불하려고보니 아뿔싸 커피 마시는데 이용한 티켓은 환불이 안되는구마이. 그래서 결국 들어간 영화관.


예상처럼 잔잔하고, 관조적인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몰입하게 하는 이상한 힘이 있었다.
역사를 지나야만 들어갈 수 있는 버려진 탄광촌.
철도길의 넓게 깔린 자갈밭처럼 건조하고 오돌토돌한 삶.
호의를 배푸는 남자들은 한결같이 그녀의 몸을 원하고, 그녀의 이웃사촌인 몸 파는 여인들의 농담은 언제나 가족과 결혼에 관한 내용이다.

희망이 무너진 바로 그 자리에서, 인간은 과연 무엇으로 사는가?

영화를 보고 나오니 찜질방을 다녀온 것처럼 몸이 개운하다.
영화는 그리 개운한 영화가 아니었는데, 희한하네.
Posted by nar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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