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놓치다

일기 2006. 1. 30. 11:29 |


사랑을 놓치다. 봄

생각했던 그대로였다. 메세지는 평범하나, 디테일은 훌륭한. ^^

극장전의 싱겁게 키만 크던 남자아이는 치렁치렁한 머리의 근육남이 되어 돌아왔다. 조용하지만 눈빛은 살아있고 트럭까지 몰고다니니 남성성의 상징이로다.
송윤아는 처음 데뷔했을땐 너무 힘이 들어간 느낌이라 안좋아했는데, 세월이 흘러 표정에 힘이 빠지니 참 좋아진다. 꽃미남 꽃미녀보다 이런 식의 '세상을 좀 알지'란 표정(실제 성숙함과는 별개일지도 모르는)에 끌리는건, 마더 컴플렉스? -_-;  암튼 싱그러움보단 현명함이 아직은 더...
설경구는 언제나 그렇듯 훌륭한 연기. (굵직한 영화를 많이 거친 탓인지 '나도 아내가..' 때보단 힘이 들어간 느낌) . 하지만 내가 여자라면 아마 설경구를 좋아하진 않을것 같다 . 인간적인 따뜻함은 있지만 애정적인 따뜻함은 근본적으로 결여된 느낌이다. 자기애가 강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부분은 의식적인 노력으로만 가능한 느낌? 힘든 일이 있을때 연인을 찾기 보단 친구나 선배를 찾을 거란 느낌이 들어서 아마 애인으로 삼고 싶진 않을 것 같다.

사랑은 타이밍일까. 분명 누구에게나 아직 사랑할 준비가 덜 된 시기가 있고,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져들 수 있는 시기란 것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 타이밍이 서로 맞지 않으면 계속 엇갈리는거고.
하지만 그 엇갈림을 만남으로 바꾸는게 기다림.
중요한건 그 기다림이 소극적이지 않아야 한다는데 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기다림은 불안을 낳고, 불안은 소심을 낳고, 소심은 다시 결핍과 과잉을 낳는다.
간절하나 편안할 수 있는 기다림만이 자연스러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상대의 마음과 상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느낄 수 있게 한다. 대부분의 기다림이 실패하는건 자신의 감정만을 보고 그 안에 빠져있기 때문이니까.
Posted by nar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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