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 다이빙

일기 2005. 8. 14. 14:05 |
2박 3일간의 동해안 스쿠버 다이빙.

자세와 방향전환, 중성부력 등 기술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느라, 작년보다 오히려 짬(경관을 뜻하는 스쿠버 용어?) 에 집중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무척이나 아름다웠던 spanish  dancer의 춤, 먹이를 덮치는 거대 괴물 해바라기 불가사리(맘대로 붙인 이름),시야를 온통 덮은 멸치떼의 이동, 촉감이 이상했던 말미잘들, 물고기들, 이름모를 수많은 작은 생명체들을 소중한 프레임으로 기억 속에 담아왔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바다 곳곳에는 작고 아름다운 수많은 생명체가 있었지만 내가 인식할 수 있는 건 그 중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했다. 안타깝게도. 어릴적엔 바다 속 생물에 관심이 많아 물고기 이름 정도는 대충 외웠는데, 지금은 그때보다도 못하다. 쩝.

그래서 그런가. 난 그 아름다운 수많은 생명체들 앞에서도, 가장 멋진건 역시 바다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참 바닥을 훑어가다가도 종종 고개를 들어 앞을 보거나 위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무한하고 반투명한 푸른 공간과 오직 공기방울 올라가는 소리만 들리는 고요함, 그리고 그 속에 존재하는 나.
한없이 내 안으로, 안으로 유영해 들어가는 느낌.

그래서 초보 다이버는 멋진 짬이 있는 포인트가 아니더라도, 항상 스쿠버가 즐겁다. ^^
Posted by nar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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