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일기 2008. 3. 2. 15:35 |

애인 떠나보내고 처음으로 홀로 보내는 주말

동생도 올라오고, 주말 출근에, 회사 워크샵에, 말레이시아 출장에... 주말이 빌 틈이 없더니만, 근 한 달 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본다.

그래봐야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한 숨 자면, 홀라당 지나가 버리긴 하지만, 집안일을 끝내고 이불 속에서 뒹굴거리며 책을 붙잡고 있으려니 한량이 따로 없구나.

요즘은 길모어걸스란 미국 드라마를 자주 보는데, 별 것도 아닌 것에 왈칵 울음이 터져나오면, 참지 않고 펑펑 운다.
회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보면, 항상 긴장하고 논리적으로 행동하는 사무적인 모드, 그러니까 본래의 내 감정과 느낌이라는 부분을 철저히 배제시킨 상태로 있게 되기 때문에, 어느순간이 지나면 방출되지 못한 감수성이 가득 고여서 위태위태 흔들흔들 거린다. 그리고 결국엔 두가지 방식으로 문제가 진행되는데, 수면 부분은 흘러 넘치거나 왈칵 터져 나오고, 바닥 부분은 서서히 썩어간다.



Posted by nar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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