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평원현, 유비가 처음 벼슬을 한 곳
사진/우리 2010. 2. 22. 02:46 |2009년 11월, 평원현으로 실사를 다녀왔다.
발전소 지을 사이트도 보고, 정부관계자들을 만나서 프로젝트 진행에 대해 협의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중국, 특히 산동성은 술을 석잔 함께하지 않으면 친구라고 할 수가 없는데, 문제는 그 술 한 잔이 40도가 넘는 백주(고량주)를 머그컵 같은 곳에 가득채운 한 잔이라는데 있다. 이런 삼배주는 점심식사 때부터 시작 되는데, 중요한 손님일 수록 거하게 치루기 때문에 (삼배주인지, 삼십배주인지 모를 정도로), 이번 출장 중에도 점심을 먹고 오후 일정을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가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그래도 워낙 좋은 술을 마시는 탓인지, 백주가 원래 그런 것인지, 이 놈의 술은 숙취란 것이 거의 없다. 그냥 무진장 취하는 것일 뿐, 취기가 가신 후엔 깔끔하게 회복된다. 해서 역설적으로 이런 나날들이 매일 같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대륙은 대륙인지, 드넓게 펼쳐진 논위로 지평선까지 산 하나 없었다. 농작물의 부산물을 이용한 발전소를 짓는 우리 입장에선 감탄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충분한 연료를 공급해 줄 끝없는 평야를 그윽하게 보고 있자니, 2000년 전에 이곳에서 처음 벼슬자리에 오른 유비는 무언 생각을 하였을꼬,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평원에는 도원결의의 장소마저 하북성 탁현이 아니라, 산동성 평원현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렇게 술로 고생했던 출장이었는데, 그래도 가끔 백주 한 잔이 생각나는 걸 보면, 참...